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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준형 "윤 정부 뉴라이트적 친일외교가 날 정치로 이끌어"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함께 친일·반공으로 점철된 윤석열 정부 외교정책
조국혁신당 김준형 국회의원이 지난 7일 광복회 독립영웅아카데미 강연 '국제 질서 대격변과 대한민국의 선택'에서 배타적 민족주의로 인한 신냉전과 파편화된 세계적 흐름 속에서 지정학적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 그리고 독립운동 정신의 현대적 계승 방안에 대해 말했다.
강연에 앞서 그는 "정치 참여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이 초래한 국가적 위기감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2월 3일 계엄령 사태 당시 국회 본청에서 사태 해결에 기여하며 느낀 보람과 책임감을 전하며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그 순간의 공포와 함께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는 결의가 있었다. 독립운동가들이 느꼈던 희생과 용기를 떠올리며 저도 제 역할을 다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김준형 국회의원은 25년간의 학문적 경력을 뒤로하고 정치의 길에 들어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한동대학교 국제어문학부 교수와 국립외교원장을 역임하며 외교 전문가로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정치인이 된 현재의 자신을 떠올리며 그는 "아직도 국회의원이라는 말이 어색하다"고 솔직히 전했다.
정치와 학문의 차이에 대해 그는 "학자는 긴 시간 연구활동을 바탕으로 영향을 주지만, 정치는 즉각적인 결정을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효능감도 커졌지만, 동시에 타격감도 커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실 정치에서 느낀 한계와 정당 내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외교 분야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들이 일하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들어와 보니 모두 열심히 한다. 문제는 '제대로 하는가'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앞으로 더 많은 일을 제대로 해내야 한다고 느낀다. 학자로서와는 다른 자리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지만, 공익과 국가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윤 정부의 친일 외교가 생각해 본 적 없던 정치길로 이끌어"
김 의원은 "정치인이 된다는 것은 생각해 본 적 없는 길이었다"고 말했다. 학자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방송에서 외교 현안을 설명하며, 때로는 진보 진영에 외교 자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본격적인 정치 활동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최근 한국 외교가 위기에 빠지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목격하며 정치의 필요성을 절감 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친일적이고 일방적인 외교 정책은 제가 느끼기에 국가적 위기였다"고 말한 김 의원은 "외교는 상대가 있는 것인데, 이런 방식으로는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컸다. 그 위기의식이 결국 저를 정치로 이끌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친일•반공 관계도', 뉴라이트와 외교 정책의 위험성 강조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과 이를 뒷받침하는 뉴라이트 세력을 비판하며, 그들의 역사적 배경과 현대적 맥락을 자세히 설명하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을 "친일 매국 트리"에 비유하며, 이를 구조적으로 분석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외교와 안보를 흑백논리에 입각해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외교의 복잡성과 상호성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정책 기조가 뉴라이트 사상의 영향 아래 있으며, 특히 뉴라이트 세력의 친일적 근대화론과 반공 이데올로기가 윤 정부의 외교 방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뉴라이트의 뿌리와 역사적 배경
김 의원은 뉴라이트의 이념적 기반을 "친일 매국의 나무"에 비유하며, 그 뿌리에는 식민지 근대화론과 역사 왜곡이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뉴라이트 세력은 반공주의를 명분으로 친일 행적을 정당화하고, 이를 통해 정치적 생존을 도모했다"며, 이들의 사상적 기반이 현대 외교 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국립외교원장 시절 동료였던 박철희 현 주일 대사의 사례를 언급하며, "국회에서 강제동원 문제를 명확히 언급하지 못한 점과 '한일 관계' 대신 '일한 관계'라는 표현을 지속적으로 사용한 점은 문제가 있다"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 목표와 문제점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 '산업화의 아버지 박정희'에 이어 '통일의 아버지'를 자임하며 흡수통일을 목표로 하는 외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정책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며, 오히려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외교적 자율성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북한과의 대립을 강화하고, 미국과 일본에 의존하는 외교 노선을 강화하면서, 결과적으로 대륙과 해양 세력 간 대립 구도를 심화시켜 왔다"며 이는 한국을 지정학적 위기의 최전선에 놓이게 만드는 정책이라고 경고했다.
강연에서 제시된 도식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정책의 뿌리에는 신아시아연구소와 낙성대 경제연구소 등 친일·반공 사상을 주도한 기관들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외교·안보와 언론, 역사 기관 등 여러 가지들이 뻗어나갔다. 김 의원은 이러한 구조가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임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 친일•반공 관계는 한국의 자주성과 정체성을 훼손하며, 미래지향적인 외교와 안보 정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경고했다. "이제는 과거의 친일 매국 구조를 청산하고, 한국의 외교와 안보 정책을 자주성과 협력에 기반한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정한 독립은 외교와 안보의 자율성을 통해 완성될 수 있다"며, 국민적 각성과 참여를 촉구했다.
"분단 체제 극복과 평화체제 구축은 시대적 과제"
김준형 의원은 강연을 통해 분단 체제를 극복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가장 큰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도 식민주의의 잔재와 냉전적 관성이 우리의 사회와 정치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며 "분단 체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이념 갈등 역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했던 신북방·신남방 정책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전략은 국가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해양 세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외교 정책을 펼치면서 대륙 국가와의 적대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미·중 충돌의 최전방에 대한민국이 놓이게 되는 상황은 결코 이롭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미국의 정치사회학자 찰스 틸리를 인용하며, 현재의 국제정치 구조를 "조폭의 세계"에 비유했다. "조폭 두목들이 서로 말싸움을 벌이다 결국 부하들을 전장으로 내보내는 모습과 같다"며 미·중 패권 경쟁의 전방에 위치한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기를 경고했다.
독립운동 정신의 현대적 계승과 민주주의의 중요성 강조
이 강연은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김준형 의원은 강연의 마지막 부분에서 독립운동 정신을 현대사회에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진정한 독립은 민주주의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며, "1945년 8월 15일 우리가 물리적으로 나라를 되찾았지만, 여전히 정치적·경제적으로 종속된 상태에 있다. 제2의 독립운동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독립과 민주주의의 연계성을 설명하며,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는 곧 독립적인 나라를 만드는 과정"이라며 "민주주의 국가가 되면 개인의 권력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일으키거나 타국을 착취하는 일이 불가능해진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와 독립은 서로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으며, 민주적인 국가는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글로벌 책임을 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우드로 윌슨의 철학을 인용하며 "독재자는 전쟁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쉽게 선택하지만,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전쟁이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재와 전쟁은 불가분의 관계이며, 민주주의와 독립은 그 반대로 갈등과 전쟁을 방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하며, 민주주의와 독립이 현대사회에서 여전히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대사회에서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독립의 개념을 시대에 맞게 재정립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며 "독립운동 정신을 기반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것이 곧 평화로 가는 길"이라고 제언했다.
광복 80주년,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한 광복회의 선택
김 의원의 강의와 함께 진행된 광복회 독립영웅아카데미 강연에서는 이종찬 회장이 내년 광복 80주년의 의미와 광복회의 방향성을 차분히 전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는 강연에 앞서 김준형 국회의원과 나눈 차담을 언급하며, 김 의원이 광복 80주년을 새롭게 맞이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김준형 의원이 광복 80주년을 단순히 과거를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이 자주적이고 당당한 위치를 보여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제안을 해주셨다"며, "이런 관점이 우리 광복회가 고민하고 있는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광복회가 주도적으로 나서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회장은 광복 80주년 기념 행사에 참여해달라는 정부의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겉으로는 광복의 정신을 기리는 것처럼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역사적 본질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양두구육(羊頭狗肉) 같은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 그는 정부 행사에 대해 처음에는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내용을 확인한 뒤 광복회의 정체성과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참여를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최근 한국의 정치 상황을 언급하며, "일부 군인들과 지도자들이 70년대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과거에 비해 크게 성장했음에도, 여전히 과거의 틀 안에서 문제를 다루려는 시도들이 있다"며, "이는 매우 위험한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계엄령 사태와 같은 사건들을 거론하며 "70년대적 발상으로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은 광복 80주년이자, 을사늑약 120주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그리고 광복회 창립 60주년이라는 특별한 해"라며, "우리 광복회가 내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대일 관계에서 을의 위치를 벗어나 갑의 위치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복회, 최근 계엄령 사태에 대한 성명 발표: "대한민국 정체성을 지켜야"
한편, 광복회는 최근 계엄령 사태 발생 다음 날인 4일 긴급 성명을 발표하며, 이를 "용납될 수 없는 반국가적, 반헌법적 폭거"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한 바 있다. 성명에서 광복회는 이번 계엄령 사태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정체성을 훼손하려는 시도로 규정하며,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더불어 친일·반민족적 정책을 주도해 온 '뉴라이트' 인사들에 대한 철저한 청산을 촉구했다.
광복회는 특히 "이번 사태는 민족의 정체성에 대한 무지가 국가를 위기로 몰아넣은 사례"라며, 민주주의가 대한민국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성명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으로 쌓아 올린 민주주의가 일부 권력자들의 야욕에 의해 훼손되는 것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선언하며, 민주주의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국민적 공감과 참여를 호소했다.
작성자: 이정윤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 추서 백기환 선생 증손, jungunii@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