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광복회가 찾았더니 정부는 '유보'‥멈춰버린 '친일재산 환수'
앵커
친일재산 환수 작업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15년 전부터 사실상 멈춰있습니다.
친일재산조사위가 해산된 뒤 이를 주도할 국가기관이 없는 상태인데요.
보다 못한 광복회가 3년 전 친일파 재산으로 추정되는 땅을 직접 찾아 환수를 요청했지만, 정부가 후속 작업을 유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혜인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남양주의 공터.
약 33평 크기인 109제곱미터로, 지난 2007년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찾아내 국가로 환수했습니다.
이 땅은 과거 수십 년간 친일파 일가의 소유였습니다.
지금은 신도시개발구역으로 이렇게 원래 있던 집은 허물어졌고, 빈 땅만 남았습니다.
[이제희/공사 관계자]
"뒤쪽에도 저렇게 공간이 좀 있었어요. 이걸 철거를 한 지가 한 달이 채 안 됐어요."
과거 소유주는 친일파 조중응의 후손.
조중응은 대한제국 이완용 내각의 법부대신으로 이완용과 함께 일제의 강제병합을 주도하고 귀족 작위를 받은 대표적인 친일파입니다.
주민들은 주변에 조중응을 비롯한 친일파의 땅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용석/남양주 25년 거주]
"왜정시대 땅이에요. 이쪽이… 지금 서 있는데… 위에 보면 왜정시대 때 분상(봉분)이 있어요."
광복회는 3년 전 이 지역에서 또 다른 조중응 후손의 땅을 찾아내 법무부에 국가 귀속을 신청했습니다.
11만 6천여 제곱미터에 달하는 공시가 52억 원 상당의 필지 두 개를 조중응의 후손이 물려받아 종중 명의로 갖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권영혁/광복회 사무총장]
"2022년도에 (조중응의) 은닉 재산을 찾아내서 법무부에 국가 귀속 신청을…"
하지만 취재 결과, 법무부는 신청 두 달 만에 소송을 유보하기로 결정한 뒤 더 이상 환수작업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법무부는 "외부 전문가 자문 결과 소송을 제기해도 이길 가능성이 크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사유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국가 차원의 친일재산 환수가 시작된 건 광복 60여 년 만에 뒤늦게 친일재산조사위가 만들어진 지난 2006년.
조사위는 4년 동안 친일파 168명의 후손으로부터 2천억 원 규모의 땅을 환수하는 성과를 냈지만 이명박 정부였던 2010년 해산됐습니다.이후 위원회 업무를 이어받은 법무부는 주로 소송을 담당하면서, 친일재산을 발굴하는 별도의 국가기관은 존재하지 않는 상황입니다.[이석문/이성기·이용기 지사 손자]"국가가 해야 되는데 국가가 하지 않는다고 얘기를 해야 되겠죠."법무부는 친일재산조사위 해산 이후 15년간 자체 제기한 친일재산 환수 소송을 묻는 MBC 질의에 8건의 소송을 제기해 7건을 승소했다고 밝혔습니다.하지만 대부분 발굴해 낸 건 민간기관과 지자체였습니다.MBC뉴스 정혜인입니다.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김민상 / 자료제공: 국회 정무위원회 김용만 의원실https://imnews.imbc.com/replay/2025/nwdesk/article/6745067_3679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