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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종찬 “병들어 있는 용산…혁파 없으면 윤 계속 실언할 것”
이종찬 광복회장은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자꾸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은 ‘용산’(대통령실)이 병들어 있다는 이야기”라며 “용산에 대거 혁파가 없다면 대통령이 계속 저런 실언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이 국정브리핑 이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독립전쟁을 해서 해방을 맞이하고 광복을 얻게 된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한 것은 “국가 원수로서 실언을 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발언을 비롯해 윤 대통령이 최근 ‘친일·역사관 논란’을 일으킬 만한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은 대통령실 참모들이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이 회장은 이와 관련해 “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연합국이 했다고 ‘연합국이 프랑스를 해방시켰다’고 하지 않는다. 다 ‘드골 대통령이 프랑스를 해방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도둑처럼 해방이 찾아왔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떻게 해방이 도둑처럼 찾아오나.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런데도) 대통령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보좌관들이 일을 안 했다는 이야기”라고도 했다.
이 회장은 특히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최근 국회 운영위원회에 나와 김문수 고용부 장관의 ‘일제시대 선조들의 국적은 일본’ 발언에 대해 “역사관은 다양할 수 있다”며 두둔한 것을 두고 “그것은 망언이고 (정 실장은) 실장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달 20일 광복절 경축식 불참한 이후 벌어진 상황에 대한 소회를 밝힌 7쪽 분량의 입장문에서 “용산에 일제 때 밀정의 그림자’가 보인다”며, 대통령실 인적 청산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보수진영의 접근 방식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48년 8월15일에 했던 ‘대한민국 정부수립 국민 축하식’ 식사를 거론하며 “이 대통령은 ‘동양에 한 고대국가인 대한민국정부가 회복되어서’라고 했다. 대한민국 정부가 신생 공화국이 아닌 5천년 역사를 가졌다는 의미”라며 “그러니 1948년 대한민국을 건국했다는 이야기는 이 분을 경멸하는 논리다. 이승만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이에 지난 1일 이승만대통령 기념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황식 전 총리에게 ‘이승만 건국대통령은 안 된다’는 취지의 편지를 써서 보냈다고 전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https://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1156750.html